정몽주, 이색, 길재, 두문동 72현 // 고려 마지막 충신들

정몽주, 이색, 길재, 두문동 72현 // 고려 마지막 충신들

왕조가 멸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생기면 이전 왕조에 충성한 사람과 새로운 왕조 건국에 참여한 사람의 운명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역적과 충신의 경계가 애매해진다. 

고려 왕조가 멸망하면서 왕족들이 가장 비참했다. 목숨을 잃거나 숨어 살아야 했다. 그래서 야사에 고려 왕족의 성인 "왕(王)"씨를 버리고 왕 씨를 변형한 전(全)씨, 옥(玉)씨 같은 성으로 변경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왕족이 그러했는데 고려에 충성을 다한 신하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거나 비참함 삶을 살아야 했다. 고려가 멸망하자 조선에 충성할 수 없다고 숨어 지낸 두문동 72현이 대표적이다.

 

두문동 72현

두문동 72현은 야사로만 전해지는 내용이다. 정확하게 누구고 어디를 두문동이라고 명시된 것은 없다. 하지만 고려가 멸망하자 조선을 인정하지 않는 선비들이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는 곳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전해진다.

 

두문동은 지금의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에 있는 지명 이름이다. 이곳에 고려 선비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았다. 정확하게 누가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임선미, 조의 생, 성사제 등 몇몇은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두문동과 관련된 대표적인 야사가 몇 가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그들을 나오게 하려고 조선초 이성계와 이방원이 사람을 보냈으나 응하지 않자 불을 질러 죽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한식"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두문불출"이라는 사자성어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실 두문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이다.

 

양반들이 자기들 족보에 조상이 두문동 출신이라고 써넣기도 하면서 미화되기 시작했고 "황희"는 두문동 출신이라는 이야기들이 야사로 전해진다.

 

두문동 출신 선비들이 자신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황희에게 너는 세상에 나아가서 뜻을 펼치고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야사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고려 선비들을 회유하기 위해서 과거를 실시했지만 아무도 응시하는 사람이 없었다는이야기도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새로운 왕조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고 조선은 그들을 달래거나 협박해야 했던 것 같다.

 

정몽주

정몽주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고려 마지막 충신이다. 정몽주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정도전은 한때 뜻을 같이한 정치적 동지였다.

 

급진적 개혁을 요구하는 사람과 정몽주처럼 온건적인 개혁을 원하던 사람 간 권력다툼에서 정몽주는 패한 것이다. 만일 정몽주가 이성계 일파를 제거했다면 고려는 다른 운명을 맞이했을 것이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권력을 잡고 최영과 우왕을 폐위할 때까지도 정몽주는 이성계를 지지했다. 하지만 역성혁명을 지지하지 않았다.

 

결국, 정몽주는 이성계를 제거하기로 했는데 사전에 발각되고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에 의해서 선죽교에서 죽임을 당했다. 이때 이성계가 대로했다고 한다.

 

조선이 건국되고 정몽주는 고려에 충성한 신하였지만 태종 이방원에 의해서 충절의 상징으로 부상한다. 이방원은 왕자의 난으로 정도전을 제거하면서 정몽주를 의도적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이후 조선시대 내내 개국공신 정도전은 역적으로 묘사되었고 조선 건국을 반대한 정몽주는 충신의 상징이 되었다. 정몽주를 죽인 사람이 정몽주를 충신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정도전은 조선을 건국했지만 조선시대에서는 잊혀진 존재였다. 정몽주는 조선 건국을 목숨 걸고 반대했지만 충신으로 추앙받았다.

 

정몽주가 생각한 백성들을 위하고 고려왕조를 위한 생각은 이상 세계였다. 현실성이 떨어지고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대로 살다 간 인물이다.

 

이색, 길재

이색(목은)은 고려말 대표적인 유학자이다. 성리학자도 유명하지만 그의 문하에서 공부한 제자들은 모두 고려에 마지막까지 충성을 다한 사람이거나 조선 건국의 공신들이다.

 

고려시대 삼은(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중 한 명이다. 삼은은 고려말 고려에 충성을 다한 세명의 충신을 말하는 것인데 이들의 호에 공통적으로 "은"이 들어가서 삼은이라고 한다.

 

조선이 개국하고 나서 출사를 하지 않고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켰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 정도전도 이색의 제자이다. 공민왕 시대에 과거에 급제했고 공민왕 개혁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했다.

위화도 회군 이후 제자인 정몽주와 정도전 그리고 이성계가 우왕을 폐위하고 적극적인 개혁을 단행했지만 이색은 동참하지 않았다. 이색 또한 많은 토지를 가진 개혁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때 관직에서 물러났고 유배를 가게 된다. 자신의 제자였던 정도전, 조준, 남은이 역성혁명을 지지하면서 정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조선 개국 후 조선에 출사 하지 않고 생을 마감했다.(일설에 정도전이 보낸 자객에게 죽었다는 설이 있다)

 

길재(야은)는 이색과 함께 고려말 대표적인 성리학자이다. 고려가 멸망하자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와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길러 냈다.

 

특히 태종 이방원과 친분이 있었는데 이방원이 벼슬을 내렸지만 거절했다. 길재는 조선시대 성리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길재의 학문은 김종직과 조광조로 이어졌다.

 

조선은 유학자들의 나라였다. 성리학을 기본 학문으로 했기 때문에 조선시대 선비들은 대부분 이색이나 길재의 후학이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이들은 조선 사대부들의 이념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조선시대 내내 정치, 사회적으로 이들의 사상이 깊숙하게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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